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은 24일 발표된 삼성전자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13분기(3년3개월) 최대인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1등 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은 전체 이익의 53.7%에 해당하는 4조9500억원을 벌어들였다. 설비 투자가 많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100원을 팔아 33원을 남겼다(영업이익률 33.3%).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01조8900억원, 영업이익 29조2600억원의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호황 덕에
4분기 영업이익 9조2000억
문제는 반도체 후속타 없고
일자리 창출 등 온기 안 퍼져
“AI·로봇산업 집중 육성하고
서비스법 등 제도개혁 시급”
문제는 이런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동떨어진 한국 경제다. 반도체가 지핀 아랫목만 따뜻할 뿐 윗목은 냉골이다. 곧 발표될 한국은행의 지난해 경제성장률 집계치는 2.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보다 6% 이상 줄었다. ‘제2의 반도체 산업’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반도체 산업처럼 인공지능이나 로봇산업은 오랜 투자로 육성한 기술·인력이 승패를 좌우하는데 이런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의료(Medical)·에너지(Energy)·안전(Safty)·지식서비스(Intelligence)·항공우주(Aerospace) 등 5개 분야, 이른바 메시아(MESIA)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국이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산업은 아직 크지 못한 분야다.
이광형 문술미래전략대학원장은 “의료나 지식서비스 등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산업을 키우려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는 등 제도적 개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미진·김도년 기자 mi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