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공인, 유명인이라면 작품의 영역에서 얼마든지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국가 최고 지도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을 상대로 이런 식의 성적 모욕을 안겨주며 조롱하는 건 풍자가 아니다. 여성 혐오다. 많은 비판과 반대가 있던 최고 지도자라 해도 남성 대통령을 향해 이런 식의 나체 그림으로 풍자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표 의원은 “표현의 자유 영역에 대해 정치 권력이 또다시 공격을 한다는 건 예술에 대한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고 했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여성 대통령을 벌거벗기고 예술이라니
국회와 국민을 모독한 저질 정치 완결판
가뜩이나 막말과 구태, 포퓰리즘 광풍으로 정치 혐오에 기름을 들이붓고 있는 대한민국 국회다. 20대 국회에선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 영입 1호라는 표 의원이 선두에 섰다. 그는 지난해 대정부 질문에서 학교 전담경찰관과 여고생의 부적절한 관계 파문에 대해 “잘생긴 경찰을 배치할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란 해괴한 논리를 들이댔다. 대통령 탄핵 때는 양심과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 무기명 원칙을 어기고 탄핵 반대 의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제는 드디어 대통령 나체 풍자 그림으로 국격까지 떨어뜨렸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는 싸구려 저질 밤무대가 아니다. 국회와 국민을 모독한 표 의원은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 인재 영입을 잘못한 민주당은 표 의원을 중징계하고, 국회는 속히 윤리위원회를 열어 가장 강력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국회는 차제에 외부 인사로 윤리심판원을 만들어 국회의원으로서 기강을 해치거나 품위를 손상할 경우 국회에서 쫓아내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국회의원 징계를 국회의원 손에 맡기니 저질 삼류 정치가 백년하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