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게 쓴 현금서비스, 신용등급 추락할지 몰라”

중앙일보

입력 2017.01.23 01:54

수정 2017.01.23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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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을 살리자] 청년 ‘실신(실업·신용불량)시대’ <중>
김도엽(28·가명)씨는 취업 직후부터 습관적으로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했다. 한두 번 연체하기도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다 목돈이 필요해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잦은 현금서비스 사용과 연체로 신용등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편리함 때문에 이용했는데 신용등급이 발목을 잡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나라 탓, 시대 탓만 할 것도 아니다. 한국의 20대는 ‘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청년 실신 시대’를 부추기는 또 하나의 요소다. 22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점(100점 만점)으로 전 연령대 중 두 번째로 낮았다. 20대보다 금융이해력이 떨어지는 건 70대(54.4점)이다. 30~40대(69.9점)에 한참 못 미치고, 전체 평균(66.2점)보다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 회원국과 함께 진행한 이번 금융이해력 조사는 ▶수익률이나 이자 계산 등에 필요한 금융지식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재무·부채 관리 등 금융행위를 올바로 하고 있는지 ▶저축과 지출 등 올바른 금융태도를 가졌는지 등을 따졌다.

‘돈’에 대한 상식 부족한 청년들
20대 금융이해력 62점 하위권
“지출·부채관리 등 교육 필요”

한국 국민의 금융이해도 점수는 OECD 평균(64.9점)보다 높았지만 20대는 예외였다. 한국의 20대는 세 가지 부문 모두 OECD가 제시한 최소 목표점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목표 점수(66.7점)에 미달해 ‘낙제’한 비중도 전체 평균(47.7%)보다 높은 61.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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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식 점수는 비교적 괜찮았지만 금융행위와 금융태도 점수가 특히 낮았다. 구체적으로는 ‘기일 내 대금 납부’ ‘구입 전 지급능력 확인’ ‘평소 재무상황 점검’ 등이 매우 취약했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돈의 흐름이나 신용의 중요성 등을 알고 모르고는 매우 큰 차이”라며 “금융은 어려서부터 형성된 가치관과 습관이 중요한 만큼 조기 교육과 세대별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