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지난 20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퓰리즘의 위험성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은 위기가 닥치면 판단력을 잃고 자신들을 지켜줄 구원자를 찾는다”며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선출됐던 1933년 독일을 포퓰리즘의 극단적 사례로 꼽았다. 교황은 “당시 독일은 1930년 경제위기를 겪고 붕괴된 상태였다. 독일인들은 국가를 다시 일으켜줄 지도자를 원했고, 이때 히틀러가 ‘내가 할 수 있다’고 외치며 나섰다”며 “히틀러는 권력을 훔치지 않았다. 히틀러는 국민에 의해 선출됐고, 그 후 국민들을 파멸시켰다”고 말했다.
미국·유럽 포퓰리즘 득세에 경고
“위기에 처하면 벽·철조망 세워”
트럼프 국경 통제에 우회 비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묻자 교황은 “사람을 성급하게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하는 행동을 보고 난 뒤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했던 말만으로도 걱정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교황은 “나는 기다리겠다. 하느님께서도 내 모든 죄에도 불구하고 아주 오래 나를 기다리셨다”며 트럼프의 변화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