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성(46) 골프존네트웍스 사장은 “직원들의 가정이 안정되니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결국 내가 편해졌다”고 소개했다. 신 사장은 매달 노사협의회를 갖고 직원들과 많은 대화를 한다. 매달 한 번씩 2시간 일찍 퇴근하는 ‘패밀리데이’ 아이디어도 여기서 나왔다. 이 회사의 복지정책은 모기업 창업주인 김영찬 골프존유원홀딩스 회장의 “제일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200만원을 주겠다”는 약속에서 시작됐다. 자녀 장학금처럼 모기업에서 가져온 제도도 있고 계열사끼리 좋은 정책을 공유하기도 한다. 신 사장은 “처음엔 직원 복지가 비용 측면에서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다.
CEO들이 말하는 일·가정 균형 대책
골프존, 매달 한 번 패밀리데이 갖고
아시아나는 여직원 95% 육아휴직
국민연금공단은 장기 휴가 권장
“관리자 생각 바꾸면 모두가 행복”
임채운(60)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가정 친화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당장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데 기업이 생존하려면 일ㆍ가정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임 이사장은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를 적극 활용한 덕분에 근무 효율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이원희(61)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은 “임신부터 육아까지 단계별 맞춤형 지원제도를 도입하니 실제 출산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공단에선 배우자 출산휴가는 5일(법정 3일) 동안 유급으로, 육아휴직은 남녀 직원 모두 최대 3년(법정 1년)까지 쓸 수 있다. 최근 3년간 33명이 육아휴직 중 승진까지 했다. 이 대행은 “연가저축제를 통해 장기 휴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승환(51) 아워홈 경영기획실장은 “가족 친화적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가족지원제도를 사내교육 이수과목으로 지정하고, 2020년까지 중장기 비전 중 하나로 ‘일과 삶의 균형’을 채택했다. 천 실장은 “직원의 행복이 전제돼야만 회사가 발전하고 고객도 만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추인영·서영지·정종훈 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