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15년 US오픈의 2회전 진출이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최고 성적은 이형택(41·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기록한 16강 진출이다.
호주오픈 테니스 세계 79위 3-0 제압
1년 3개월 만에 메이저 2회전 진출
“구석구석 찌르는 서브로 상대 압도”
내일 세계 15위 디미트로프와 대결
윤용일 코치는 “서브 속도가 시속 200㎞ 정도 나왔다. 속도도 속도지만 예리한 각도가 일품이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서브에 상대가 꼼짝 못했다”고 칭찬했다. 서브 에이스는 정현(4개)이 올리보(6개)에게 뒤졌다. 하지만 정현은 더블폴트(서브를 2번 연속 실패)를 1개(올리보 7개) 밖에 하지 않았다.
정현은 2015년 세계 51위까지 랭킹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이형택 이후 간판선수가 없는 한국 테니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100위권 선수들이 대결하는 투어대회에 본격적으로 참가하면서 높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자력 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세계 랭킹까지 146위로 내려 앉으면서 “실력에 비해 기대가 너무 높았던 거품 낀 선수”라는 비난까지 들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정현은 지난해 5월 프랑스오픈 1회전 탈락 이후 대회 출전을 중단했다.
진천선수촌에 들어간 정현은 재정비를 시작했다. 4개월간 그립부터 서브, 포핸드 등 투어대회 동안 지적받았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교정했다. 일본에서 고우라 다케시 코치를 초청해 원포인트 레슨도 받았다. 고우라 코치는 2000년대 초반 일본 대표팀을 지도했고, 특히 여자 테니스 세계 4위까지 올랐던 다테 기미코를 키웠던 명지도자다.
흔들리는 멘털도 다잡았다.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인 박성희 심리연구소 소장과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실수에 대한 집착을 버렸다. 아버지 정석진씨는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 직까지 그만두고 아들의 트레이너로 늘 함께 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