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내도록 한 출연금(774억원)과 SK·롯데에 추가로 요구했던 금액(각각 80억원과 70억원)에 삼성이 비덱스포츠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지원한 금액(226억원)을 모두 합하면 1150억원이 된다. 법조계에선 이를 두고 “1100억원대 대통령 뇌물 사건” “미르·K스포츠재단이 통째로 뇌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롯데는 지난해 5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에 70억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전액을 돌려받았다. SK는 체육인재 해외전지훈련에 80억원을 지원하라는 K스포츠재단의 요구를 받았다. 액수를 줄이는 조건으로 지원을 약속했으나 없던 일이 됐다. 롯데 신 회장은 지난해 3월 14일에,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7월 24일에 박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다.
청와대로 조여가는 특검의 칼끝
사면·면세점 등 해결 뇌물인지 수사
김기춘·조윤선 오늘 나란히 소환
블랙리스트 사건도 정점으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지원 배제 대상) 사건도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나란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된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작성에 지시·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특검팀의 칼끝이 본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겨누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온다. 특검팀은 16일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통해 ‘삼성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적시했다.
박 대통령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인선자료와 외교안보 기밀문건 등 180건을 최씨에게 유출한 혐의, 대기업 인사 청탁·광고 발주 강요 혐의도 받고 있다. ‘세월호 7시간’ 미스터리를 포함한 청와대 비선 진료·대리처방 의혹 규명 작업도 박 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는 수사다.
현일훈·문현경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