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입국한 뒤 민주당에선 비문 진영의 핵심인 김종인(사진)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2월 탈당설’이 물밑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에 김 전 대표를 둘러싼 움직임을 추적해 봤다.
[이슈추적]
“1월 말까지 그 사람 행보 보겠다
내 거취에 대해 고민되는 건 사실”
김종인과 친한 민주당 의원 10명
“본인이 대선 주도하겠다 뜻 강해”
하지만 그는 반 전 총장에 대해선 시니컬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정치 교체’를 한다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왜 자꾸 나를 그 사람에게 결부시키느냐. 기분 나쁘게…”라고 말했다. 그런 뒤 “일단 1월 말까지 어떤 행보를 할지 지켜보겠다. (내 거취도) 조금 더 두고 보라”고 했다.
김 전 대표와 자주 의논을 하는 의원은 민주당에 10명 안팎이다. 지역구 의원 중엔 박영선(서울 구로을)·진영(서울 용산)·변재일(청주 청원)·박용진(서울 강북을)·최명길(서울 송파을) 의원 등이 꼽힌다. 김 전 대표가 비례대표로 영입한 최운열·박경미 의원, 총선 때 주요 당직을 맡았던 김성수·이철희 의원 등도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으로 꼽힌다. 이들에게 김 전 대표의 생각을 물었다. 이들은 대부분 “김 전 대표가 탈당을 고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변 의원은 “최후의 선택을 고뇌하고 있는 건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성수 의원은 “설 직후인 2월 초에는 결심을 할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와는 이미 ‘강’을 건넌 상태라, 어떤 선택을 하든 민주당 내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운열 의원은 “설 직후인 2월 초 김 전 대표가 전체적인 구상을 발표할 것”이라며 “지금은 (대선을) 본인이 주도하겠다는 의사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직접 출마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
김 전 대표가 ‘결단’을 할 경우 민주당에서 누가 따라 나서느냐는 분명치 않다. 본지가 해외 출장 중인 2명(박경미·박용진)을 제외하고 의사를 직접 확인한 7명의 현직 의원 중 최명길 의원만 “신념을 같이하는 사람과 같이 움직이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밝혔다. 비례대표 김성수·최운열 의원은 “탈당으로 의원직을 잃게 될 경우 김 전 대표가 지향하는 개헌 등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며 탈당엔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이철희 의원은 “탈당은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변 의원도 “김 전 대표가 당이나 최소 야권에서 가능성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나까지 (탈당을) 고민할 단계는 아니다”고 했다. 진영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모르겠다”고 했다.
반 전 총장과 연대론에 대해서도 조건이 붙고 있다. 김성수 의원은 “반 전 총장 주변에 있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관련 인사들을 정리하지 못하면 김 전 대표와의 결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 중심의 ‘텐트’에 참가할 경우 김 전 대표 진영이 함께 움직일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