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준비하는 20대 청년, 버스 안에서 성추행범 검거

중앙일보

입력 2017.01.1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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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0일 오후 9시쯤. 류모(22)씨는 대전시 중구 문화동을 지나던 버스에 타고 있었다.

그는 옆자리에 있는 남성이 스마트폰으로 치마를 입은 여학생의 다리를 촬영하는 것을 발견했다. 잠시 뒤 남성은 아무렇지도 않게 스마트폰을 열어 조금 전에 찍은 사진을 확인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류씨는 남성의 휴대전화를 가로챈 뒤 사진을 삭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른 승객에게는 “112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남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다음 정거장에서 기다리던 경찰에 넘겨졌다.

대전중부경찰서는 남성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조사 중이다.

대학에 과학수사과를 전공한 류씨는 졸업 후 경찰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무경찰로 복무한 그는 “복무하면서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며 “처음에는 나서기가 두려웠지만 경찰을 꿈꾸는 사람으로 용기를 냈다”고 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16일 류씨에게 경찰서장 명의의 감사장을 전달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