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열린 제11차 대구시국대회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지난 7일 박근혜 대통령 체포 등을 요구하며 촛불집회 현장에서 분신한 정원스님을 위해서였다. 사회자는 "소신공양을 택한 정원스님과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이들을 기억하자"고 전했다.
이날 오후 6시 대구 기온은 영하 3.8도까지 떨어졌다. 한파에도 불구하고 60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과 '박근혜 퇴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색 풍선도 등장했다. 풍선에는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천만이 요구한다 박근혜를 즉각 퇴진하라" "국정농단 진짜 주범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대학생 김재근(25·대구시 달성군 현풍면)씨는 "국정농단의 주인공들이 나오는 뉴스를 보고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국민들이 뻔히 아는 사실도 거짓말하고 발뺌하는 정부 인사들 때문에 화가 난다"고 했다. 지금껏 열린 대구시국대회에 모두 참가했다는 김형웅(34·경북 경산시 중방동)씨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특검 수사와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지만 속 시원히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고 답답해했다.
자유발언 후에는 밴드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오후 7시쯤부터 참가자들은 집회 현장 인근 2.4㎞를 행진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