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 스틸이 공포에 사로잡혔다"며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스틸은 1990년대 러시아에서 근무한 러시아통이었다. MI6를 관둔 후엔 런던에 근거를 둔 '오르비스'란 회사를 세웠다. 미 경선·대선 국면에서 트럼프와 맞섰던 공화당 인사의 발주에 따라 트럼프에 대해 조사했으며 이후엔 민주당도 자금을 댔다.
스틸은 최근 몇 달 간 위험천만한 게임에도 참여했다. 자신이 들은 얘기들을 언론인들에게 흘린 것이다. 외신들은 "몇 달 간 워싱턴에서 돌던 얘기였으나 검증할 수 없어서 쓴 데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다 버즈피드가 '트럼프 문서'라며 내용을 공개했고 CNN이 전직 영국 정보기관 출신이 작성한 것이라고 전달했다. 스틸로 좁혀진 이유다.
런던 근교에서 살던 스틸은 이 같은 얘기가 나올 무렵인 11일 오전 집에서 사라졌다. 가족들도 몸을 숨겼다. 스틸은 이웃에게 "몇일 간 고양이를 돌봐달라"며 급하게 떠났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인사는 "스틸은 모스크바로부터 즉각적이거나 잠재적 반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