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원이 탈당 보류의 명분으로 내세운 건 유승민 의원과의 정책 노선을 둘러싼 이견이었다. 양측은 신당의 정강·정책 초안을 누가 만드느냐는 문제로 갈등했다고 한다. 신당은 이날 정강·정책을 맡을 7명의 의원을 선정하면서 각각 김무성·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권성동·김세연 의원을 공동팀장으로 내세웠다.
개혁보수신당 출발부터 삐걱
나 의원 “신당 갈 명분 안 주면
1월 초에도 합류 안 하겠다”
유승민 “사당화라니…말도 안 돼”
김무성·유승민, 개헌 등 곳곳 이견
나 의원이 탈당을 유보한 본질적 이유는 탈당파 내부의 주도권 다툼 때문이란 얘기가 나온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사당화(私黨化)가 싫어서 새누리당을 나온 마당에 김무성당이다, 유승민당이다 사당화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나 의원은 “(신당에 김무성·유승민 의원) 두 사람의 계파 의원들이 많다 보니까 잘못하면 계파로 비춰질 부분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당의 두 축인 김무성·유승민 의원 간에도 시각차가 크다. 두 사람 모두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장 각종 현안을 놓고 잡음이 나온다. 대표적인 게 개헌 문제다. 김 의원은 “가급적 대선 전에 개헌하는 게 좋다”며 개헌을 고리로 비박·비문이 연대하는 진로를 신당의 선택지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개헌이 중요해도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이 모여 정당을 하나로 한다? 그건 아니라고 본다. 과거 여당과 야당의 개헌 찬성자들이 개헌특위를 구성하곤 했는데 개헌특위가 하나의 정당이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경제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이지만, 유 의원은 “복지 수준을 올리기 위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허진·백민경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