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소비 패턴은 이전 세대와 크게 차이가 난다고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전했다. 직전 X세대(1965~82년생)만 해도 명품과 자동차에 열광한 반면, 이들은 물건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분수에 맞춘 합리적 소비를 지향한다. 세이부 백화점에 따르면 20대의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 선물 가격은 평균 5000엔(약 5만원) 수준. 명품을 사기엔 턱 없이 적은 금액이다.
버블 시기인 1980~90년대, 일본에서 자동차는 젊은이들의 ‘물욕’을 대변했다. 특히 도요타의 ‘소아라’, 혼다의 ‘프렐류드’, 닛산의 ‘실비아’ 등이 인기 차종이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물욕은 줄고 있다. 일본 내각부에 따르면 29세 이하 젊은 세대의 자동차 소유률이 2005년에는 67%이던 것이 2015년에는 49%로 떨어졌다. 도쿄에 사는 A씨(25)는 “휴일에 멀리 여행을 갈 때 빼고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자동차 없는 삶’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자동차 영업맨 못지 않게 울상인 곳은 여행업계다. 한때 ‘리조라바(リゾラバ: 리조트에서 만난 연인)’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해외여행은 붐을 이뤘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는 해외여행에 시큰둥하다. 20대의 여권 소지율이 1989년 8.6%에서 2014년 5.9%로 떨어졌다.
대신 이들은 체험을 중시한다. 콘서트나 근교 여행 등에는 돈을 쓴다. 도쿄에서 가까운 치바(千葉)현에서 열리는 연말 록페스티벌 ‘카운트다운 재팬’의 경우 해마다 관객이 늘고 있다. 릿쿄대(立敎大) 아리마 겐지(有馬賢治) 교수(소비행동 전공)는 “밀레니얼 세대는 가격이 아닌 가치를 스스로 매겨 만족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