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아프리카 국가들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2000년 0.8%에 불과했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빠르게 늘면서 지난해 20%로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을 기준으로 2015년 약 1억6000만 명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으며 2020년까지 이 숫자가 5억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넷플릭스도 지난 1월 야심 차게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했지만 내스퍼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쇼맥스(ShowMax)’에 예상외로 고전하고 있다.
가입자수만 보면 골리앗과 다윗이다. 현재 넷플릭스가 밝힌 가입자수는 8674만 명, 쇼맥스는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21년까지 8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맥스는 저렴한 이용료와 철저한 지역특화형 콘텐트로 홈그라운드에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쇼맥스는 600개 영화와 365개 TV시리즈 동영상을 한 달에 99랜드(약 84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반면 넷플릭스는 742개 영화와 267개 TV시리즈를 보는 데 가장 싼 월 이용료가 108랜드(약 9300원)다.
밥 반 디크 내스퍼스 최고경영자(CEO)는 “아프리칸들은 다르다”며 “신용카드보다 모바일 머니를 사용하고 스트리밍 속도가 늦기 때문에 데이터 사용료가 비싼 걸 매우 꺼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넷플릭스를 모방하지 않고 지역의 기술·경제적 환경에 맞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쇼맥스는 동영상을 받아 보는 것을 선호하는 아프리카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해 처음부터 다운로드 옵션을 넣었다. 실시간 보기만 제공했던 넷플릭스도 뒤늦게 이 점을 인식하고 지난달 다운로드 옵션을 추가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