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의원은 지난 9월 30일 서울대 특강 등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좋은 아이디어를 재벌이 쏙 가져가는 구조를 두고 혁신 성장을 할 수는 없다”며 출자총액제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강화, 집단소송제 도입, 법인세 인상 등 진보적인 정책을 제시했었다.
비박 ‘개혁보수신당’ 준비위 열어
일부 의원들, 신당 좌클릭에 반발
유승민 “반기문 검증받아야” 입장
김무성 “친박·친문 빼곤 손 잡자”
유 의원이 정강정책에서 ‘좌클릭’을 시도하는 데 대해 신당파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재선 의원은 “경제민주화나 복지 담론을 좀 더 가져간다는 건 동의하지만 경제정책 전반을 ‘좌클릭’하는 게 보수의 정체성에 맞느냐”며 “유승민 혼자 정강정책을 만드느냐”고 반발했다.
27일 탈당계 제출을 놓고 일부 의원이 동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부산·경남(PK) 지역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주말 지역구 여론조사를 해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신당 참여에 반대가 더 많다면 탈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당 준비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구당 쪽에서 전방위로 탈당을 만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벌써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윤리위원장 시절 ‘저승사자’로 불린 인명진(70) 갈릴리교회 원로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해 신당 창당에 맞불을 놨다. 인 내정자는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사태에 이르기까지 새누리당 누구든 간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탈당파를 겨냥했다. 또 “(탈당의) 직접적인 계기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졌다’ ‘비대위원장 카드를 안 받았다’는 것 아니냐”며 “그건 보수정당 분열의 원인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글=박성훈·백민경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사진=김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