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 연무중학교는 다음달 4일과 6일에 각각 졸업식과 방학식을 한다. 대신 겨울방학은 내년 3월 1일까지다. 12월 크리스마스 전후 방학, 2월 졸업하는 주변 학교와 다르다. 2월 초 개학 후 다시 봄방학을 하는 방식과도 차이가 난다. 연무중은 내년 초 졸업을 위해 여름방학을 줄이고 봄·가을 일주일 정도씩 있는 계절방학을 모두 없앴다. 물론 법정 의무 수업일수(190일)는 모두 채웠다.
“1~2월 긴 방학 계획적 학업준비 장점”
졸업식 앞당기는 학교들 계속 증가
일부선 “아이들 방치, 비행 조장 우려”
조기 졸업을 두고 찬반 논란도 뜨겁다. 조기 졸업을 하는 학교들은 중간 공백 없는 긴 방학이 학생의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고 학교도 새 학년 준비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기택 청남초 교감은 “2월 초 개학을 하고 얼마 뒤 봄방학을 하는 것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모두 시간 허비라는 의견이 많아 조기 졸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오인석(48) 충북 가경중 학교운영위원장은 “아이들이 두 달간 공백 없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특기 활동 등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반면 반대하는 쪽에서는 학교가 학생 지도를 사실상 포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계절방학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일주일~열흘 정도씩 하는 계절방학은 학생에게 재충전의 시간인데 조기 졸업을 위해 계절방학을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용인 지역 한 고교 교감은 “학교나 교사 모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지도하기란 쉽지 않다 보니 조기 졸업시켜 부담을 덜어 내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며 “조기 졸업 후 소속감이 없어져 청소년 비행이 늘 수 있고 긴 방학이 오히려 학습의욕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2월의 학사 일정은 학생은 느슨해지고 학교는 학생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졸업이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가정환경 등에 따라 교육적 경험에서 질적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조기 졸업 확대를 위해서는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 운영 등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수원·청주·인천=임명수·최종권·최모란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