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국산 제조사에서 신차를 15대나 내놨다. 지난해 6대의 신차만 출시된 것과 비교했을 때 배 이상 늘었다. 신차를 기다렸던 소비자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가족용 세단 시장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올해 주목받은 국산차
신형 말리부는 SM6보다 한 달 늦게 출시됐지만 가솔린 터보 엔진을 바탕으로 줄곧 가솔린 중형차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디젤 모델을 제외하면 SM6나 쏘나타보다 많은 판매량을 이어가는 것이다. 말리부는 동급에서 가장 넓은 휠베이스(축간거리), 가장 가벼운 무게, 가장 강력한 동력성능을 내세운다. 특히 2.0 터보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6초 만에 가속하는 성능까지 갖췄다. 말리부의 중심 모델은 1.5L 터보 사양으로 70% 내외의 판매량을 자랑한다.
그랜저가 가장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었다면 i30은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핫해치’를 외치며 주행성능을 강조해 국내에서 비인기 모델로 분류되는 해치백의 매력을 강조하는데 힘썼다. 특히 1.6 터보 모델의 경우 204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통해 원조 핫해치인 폴크스바겐의 골프·미니쿠퍼 등과 비교되기도 했다. i30은 9월 출시 후 11월까지 1283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올 한 해 라인업 확장에 들어갔다. EQ900의 리무진 버전을 시작으로 기존 제네시스DH에 G80라는 모델명을 부여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여기에 성능을 강화한 G80 스포츠 출시를 이어가 선택의 폭도 넓혔다.
그밖에 올 한해 동안 다양한 SUV들이 출시됐다. 쌍용차의 중심 모델로 떠오른 티볼리 라인업에는 넓은 공간을 내세운 티볼리 에어가 추가됐다. 소형 SUV 시장을 개척한 쉐보레 트랙스는 새로운 디자인과 고급화된 인테리어를 갖추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이끌어낸 모델은 기아 니로와 르노삼성의 QM6다. 니로는 소형 SUV이자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지난 3월 출시 후 11월까지 1만7000대 이상 팔렸다.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이나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과 비교해도 크게 앞서는 판매량이다. 차체를 구성하는 뼈대나 엔진·변속기 등이 아이오닉과 동일하지만 SUV만이 갖출 수 있는 넉넉한 공간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른 소형 SUV와 달리 친환경 차량으로 분류되며 정부 지원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뛰어난 성능을 갖춘 수입차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그간 국산차는 이렇다 할 성능 중심의 모델이 없었다. 과거엔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가 있었지만 대중성이 부족했고 현재는 단종된 상태다. 이런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는 아반떼 스포츠를, 제네시스는 G80 스포츠를 출시했다. 국내 제조사에서도 성능 중심의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반떼 스포츠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하다. 1.6 터보 엔진은 204마력과 27.0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탄탄한 차체를 통한 안정적인 거동과 날카로운 핸들링은 기존 현대차가 보여주지 못했던 운동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동시에 일반적인 주행에서 중형 세단과 비교할 정도의 정숙성까지 구현했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기본 장착되는 한국타이어 S1 노블2의 성능 부족을 이유로 차량 출고 이후 성능 좋은 타이어로 바꿔 장착하는 소비자들도 늘었다.
아반떼 스포츠가 입문형 스포츠 세단이라면 제네시스 G80 스포츠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고급 세단이다. V6 3.3 트윈 터보 엔진은 370마력과 52.0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3.8 GDi 대비 17.5% 높아진 출력과 28.4% 가량 향상된 토크다. 여기에 각종 튜닝을 통해 보다 정확하고 빠른 달리기가 가능하도록 조율했다. 그밖에 스피커를 통해 가상의 엔진음과 실제 엔진음을 합성해 운전자에게 들려줌으로써 체감 성능을 높여주고자 했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