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집트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큰 전시 아이템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2009년 ‘파라오와 미라’ 특별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왕족·귀족은 물론 일반 평민들에게 고른 조명을 비춘다. 가난한 백성도 미라나 각종 장신구를 만들었을 만큼 이집트인은 저승에서도 이승의 삶이 연속되기를 소망했다. 재미있는 사례 하나. 고대 이집트에선 관·미라·조각품 등 장례용품 약탈과 도굴이 논란이 됐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남의 부장품을 몰래 꺼내 자기 이름을 다시 새겨 넣을 정도였다. 조각상은 비싼 규암으로, 그 상을 받치는 탁자는 값싼 석회석로 만들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장례는 부와 신분의 표지인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 보물전’
사후 세계 믿어 화려하게 장식
미라·샵티인형·오시리스상 등 소개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미라다. 화려하게 장식된 관, 몸에서 꺼낸 장기를 보관했던 카노푸스 단지, 죽음으로 가는 길을 안내한 『사자의 서』 파피루스 등이 소개된다. 사후에도 하인처럼 부릴 수 있게 함께 묻었던 샵티 인형도 다양하다. 이집트 신화의 중심 인물이자 사후세계의 왕인 오시리스상도 빠뜨릴 수 없다. 전시는 내년 4월 9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3000원, 대학생·청소년 1만1000원, 초등학생 8000원.
글=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