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 의혹의 출발점은 최순실씨였다. 14일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3차 청문회에 출석한 이병석 전 대통령 주치의는 “최순실이 내게 전화해 피부미용과 안면성형을 물어봤다”며 “김영재의원 원장을 찾아가 보라고 말해줬다”고 진술했다. 시점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3~4월께였다.
이병석 전 주치의 “최순실이 전화
안면성형 물어봐 김영재 소개”
김 “대통령 얼굴 경련·마비 상담”
부인 회사 화장품 납품 특혜는 인정
“세월호 때 관저에 의료용 가글” 증언
야당 “필러 할 때 많이 써” 의혹 제기
증인으로 나온 신보라 전 청와대 간호장교는 “세월호 사고 당일(2014년 4월 16일) 오전 가글을 관저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사고 당일 박 대통령에게 의료용 가글이 전달된 것과 관련해 “의료용 가글은 필러를 할 때 많이 쓴다”며 “마취로 입이 마비돼 양치를 못할 때 쓰라고 의사들이 권고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 전 주치의의 소개 이후 본인이 직접 김 원장에게 136차례 진료를 받았다. 김 원장은 실 리프팅을 활용한 성형 등을 하는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최씨는 진료 때마다 ‘최보정’이라는 가명을 썼고, 동시에 김 원장은 승승장구했다.
김 원장은 청와대를 5번 들어갔다고 밝혔다. 부인까지 대동했다. 김 원장의 부인은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회사가 만든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지난 설에 이 회사 제품을 청와대 공식 선물세트로 선정했다. 또 와이제이콥스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검찰 자료에 따르면 와이제이콥스의 해외 진출이 잘 안 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질되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내정됐다가 경질됐다”고 지적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현주 컨설팅업체 대표는 “2014년 2월 26일 청와대 전화를 받고 27일 김영재 원장 측과 1시간 미팅한 뒤 해외에서 (사업을) 할 수 없는 곳이라고 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며 “그러자 저희 가족 3대에 걸친 압수세무조사가 들어왔다”고 증언했다. 이 대표는 “안종범 전 수석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나와 조 전 수석을 지목해 ‘VIP의 중동 사업을 망치는 나쁜 사람’이라고 모함한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특혜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박 대통령이 우리(김 원장과 아내)를 만나기 전부터 우리와 (리프팅) 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차움의원 의사는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두세 번 정도 직접 놓았고 혈관주사는 전달만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자문의가 대통령에게 주사를 놓은 시점은 지난 8월로 자문의 위촉 전이었다. 그 역시 청와대에 출입할 때 아무런 제재 없이 정문을 통과했다. 그는 주치의 배석 없이 대통령을 단독 진료한 사실도 시인했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