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세금을 제때 내지 않은 고액ㆍ상습체납자 명단이 공개됐다. ‘방산비리’에 연루된 이규태 전 일광공영 대표와 배우 신은경 씨, 심형래 전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고액ㆍ상습체납자 1만6655명(개인 1만1468명, 법인 5187개 업체)의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와 세무서 게시판을 통해 공개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부터 공개 기준이 체납발생일로부터 1년 이상 내지 않은 세금 5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이에 명단 공개자가 지난해(2266명)보다 6배 넘게 늘었다. 성명ㆍ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의 세목ㆍ납부기한 및 체납 요지 등이 공개된다
이들이 내지 않은 세금 규모는 모두 13조3018억원이다. 1인당 평균 8억원 씩 세금을 내지 않았다. 5억~10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은 체납자가 1만4287명으로 전체의 85.7%를 차지한다.
박국태 전 씨앤에이취케미칼 출자자의 체납액이 122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방산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태 전 일광공영 대표는 종합소득세 등 모두 199억원3800만원을 내지 않았다. 또 배우 신은경씨는 7억9600만원, 심형래 전 제로나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6억1500만원의 세금을 내지 않아 체납자 명단에 오르게 됐다.
국세청은 명단 공개자를 포함한 고액체납자에 대해 재산은닉 혐의를 면밀히 분석해 재산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3753명의 체납자에 대해 출국 금지를 요청했다. 또 같은 기간 280건의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199명을 형사고발 조치했다. 이를 통해 국세청은 올 10월까지 1조4985억원의 세금을 징수하거나 재산을 압류했다. 실제 거주지와 주소지를 다르게 등록하고 거주지에 명품 시계나 유명 화가 그림 등을 숨겨둔 사례가 많았다.
국세청은 체납자의 숨긴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 제보자에게 최대 20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경제적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은닉재산 추적조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 징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