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회장
휠라코리아는 2011년 미래에셋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2억25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들여 아쿠쉬네트를 공동 인수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28일 뉴욕증시에 아쿠쉬네트를 상장시키면서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섰고 53.1% 지분으로 지배주주가 됐다. 이로써 휠라코리아는 매출 2조5000억원대로 몸집을 키우게 됐다. 지난해 기준 휠라코리아의 매출은 8000억원, 아쿠쉬네트는 두 배가 넘는 1조7000억원이다.
‘골프공 1위’ 자회사로 편입
공동 인수자 미래에셋 지분
5년 만에 사들여 지배주주로
매출 2조5000억대로 커져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 도약”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PE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은 당초 7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후 배당과 상장 후 휠라에 지분 20% 매각(2억6000만 달러) 등을 통해 4억~5억 달러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PE 등은 현재 2억 달러에 달하는 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5년 동안 원금을 거의 배로 불린 것이다.
자료:휠라코리아·아쿠쉬네트 투자설명서
이러다 보니 아쿠쉬네트 인수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현진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본업인 국내 사업과 미국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아쿠쉬네트 인수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 장담할 수 없다”며 “골프용품 사업도 아시아권은 골프 인구가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는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쿠쉬네트의 미국 상장 당시 공모가가 예상(주당 21~24달러)보다 낮은 17달러로 정해진 것도 이런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휠라도 다양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선 아쿠쉬네트 인수를 통해 단일 브랜드 운영에서 벗어나 내년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휠라는 1970~90년대의 감성을 갖춘 ‘헤리티지 라인’을 내년 하반기 출시하고 기존 B2C사업에서 타사 제품을 생산하는 B2B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쿠쉬네트는 데디케이티드 골퍼(열혈 골퍼)를 위한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열혈 골퍼는 미국 골프 인구의 15%에 불과하지만 골프용품 소비의 70%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다.
윤윤수 회장은 “5년 만에 아쿠쉬네트의 온전한 주인이 된 것에 감회가 남다르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라며 “아쿠쉬네트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면서도 휠라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각인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