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국내 무대에 데뷔할 당시만 해도 헤인즈는 그저 잠깐 스쳐가는 선수 쯤으로 취급받았지만 이젠 프로농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1997년부터 8시즌간 뛴 ‘작은 탱크’ 조니 맥도웰(전 현대)을 넘어 ‘한국 프로농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국내서 9년째 뛰며 한국사람 다 돼
“된장찌개에 김치볶음밥 최고 궁합”
철저한 자기관리로 갈수록 발전
올 득점 1위, 오리온 선두 이끌어
헤인즈는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 후에 아들을 데리고 인터뷰장에 나타났다. 한동안 딸을 데리고 인터뷰장에 나타났던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를 연상케 했다. 헤인즈는 “커리를 따라한 건 아니다. 아들을 보면 저절로 힘이 난다. 아이도 (인터뷰를)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지내면서 헤인즈는 ‘반(半) 한국인’이 됐다. 헤인즈는 “김치라이스(볶음밥)와 된장찌개를 같이 먹으면 최고”라면서 “한국 사람들은 옷도 스타일리시하게 잘 입는다. 가사는 잘 모르지만 랩 음악도 비트나 멜로디가 무척 세련됐다”고 말했다.쉬는 날 택시를 이용할 때도 헤인즈는 한국어로 행선지를 말한다. 지난 8월 리우 올림픽 기간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헤인즈는 “한국에서 가장 좋은 건 예의를 지키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라며 “아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는 한국식 인사법을 가르쳐줬다. 아들은 요즘도 화상 통화를 할 때마다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 미국의 유치원에서도 똑같이 한다고 들었다”며 흐뭇해했다.
‘프로농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 라는 타이틀에 대해 헤인즈는 “나도 이렇게 오래 뛸 줄 몰랐다”며 “매년 ‘내년에도 한국에서 꼭 다시 뛰어야지’라고 다짐하며 버틴 게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다. 2013년 12월 KCC와 경기 도중 상대 팀 김민구를 가격했다가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한국 귀화를 추진하다 무산돼 한동안 실의에 빠졌다. 그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어떤 상황이든, 어떤 팀을 만나든 나 자신을 지우고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한국에선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부족하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프로농구에 대해 헤인즈는 “경기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점점 많아진다”면서 “선수들의 개인 훈련을 도와줄 외국인 코치들이 더욱 많아지면 젊은 선수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연승 모비스 단독 6위로
6일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는 울산 모비스가 25점·11리바운드·8어시스트를 기록한 마커스 블레이클리(28)의 활약을 앞세워 서울 SK를 81-75로 눌렀다. 2연승을 달린 모비스는 7승9패로 단독 6위에 올랐다.
애런 헤인즈는 …
생년월일: 1981년 4월 1일
국적(포지션): 미국(포워드)
체격: 키 1m99cm, 몸무게 88㎏
올 시즌 성적: 득점 1위(평균 28.9점),
리바운드 7위(9.9개), 블록슛 3위(1.5개)
가족: 아내 카라 헤인즈, 아들 애런 헤인즈 주니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 김치볶음밥, 된장찌개
국적(포지션): 미국(포워드)
체격: 키 1m99cm, 몸무게 88㎏
올 시즌 성적: 득점 1위(평균 28.9점),
리바운드 7위(9.9개), 블록슛 3위(1.5개)
가족: 아내 카라 헤인즈, 아들 애런 헤인즈 주니어
좋아하는 한국 음식: 김치볶음밥, 된장찌개
고양=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