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경장은 앞서 112신고 전화를 계기로 A양을 알게 됐다. 지난 7월 21일 “아이 울음소리가 난다”는 아동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 김 경장이 A양 가정을 방문하면서다. 그는 학대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아토피와 지루성 피부염 등으로 A양의 얼굴과 온몸에 딱지가 났는데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A양이 중학교 3학년 때 어려운 가정형편과 학교 부적응 등으로 인해 자퇴한 뒤 온라인 게임에만 빠져 지낸 것도 파악했다. 당시 A양은 김 경장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을 정도로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이후 A양의 처지를 안타깝게 생각한 김 경장은 청소년 단체 등을 통해 도움을 줄 방법을 수소문해봤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다. 2년 이상 장기간 소요될 A양에 대한 치료 비용를 지원해줄 단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성남중원서 여청계 직원들은 무작정 관내 피부과 의원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러던 중 마침내 성남의 한 피부과 의원이 무료 진료 의향을 표했다. 이 의원의 원장은 A양의 상태를 진찰한 뒤 “병원비와 진료비·검사비 등 2년 동안 치료에 소요되는 병원비를 받지 않고 치료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약값은 청소년 단체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김 경장 등은 이와 함께 ‘사랑의 집수리 봉사단’과 힘을 모아 A양 집 안의 벽지와 장판도 갈아줬다. 또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던 A양 동생을 위해 전문 상담사도 연결해줬다.
김 경장은 “A양은 요즘 ‘검정고시 합격 후 아르바이트로 동생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고 싶다’는 꿈을 갖기 시작했다”며 “A양처럼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작은 힘을 모아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남=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