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매장’ 시애틀 리저브 로스터리
스타벅스는 2014년12월 1호점에서 불과 아홉 블록 떨어진 캐피톨 힐(Capitol Hill) 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선보였다. 미래형 커피 전문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 룸(Starbucks 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이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63) 최고경영자(CEO)는 이 매장을 구상하는 데만 10년의 시간을, 매장 한곳을 만드는데 약 25억원을 투입했다. 이곳이 문을 열자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 커피 열정의 총아이자 스타벅스의 미래”라고 했다. 국내 언론 처음으로 로스터리&테이스팅 룸를 찾아 매장 뒤에 숨은 혁신까지 살펴봤다.
스타벅스 1호점서 아홉 블록 거리
슐츠 10년 구상, 421평 규모로 꾸며
원두 만져보고 커피 볶는 소리 듣고
“모든 감각으로 최고의 커피 경험”
디지털 혁신에도 공을 들인다. 스타벅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스타벅스 리워드 앱’ 의 미국 가입자 수는 1200만 명이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에 따르면 이 앱은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이용자가 많은 결제 앱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스타벅스 매출액 40억 9011만 달러 가운데 25%(10억 300만 달러)가 모바일 결제로 이뤄졌다.
디지털 혁신엔 다른 IT기업들과의 활발한 협력도 포함된다. 카 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의 대표 주자인 ‘우버’도 스타벅스 리워드 앱에 결합했다. 스타벅스 앱에서 우버 호출 버튼을 누르면 우버 앱으로 연결돼 바로 택시나 리무진을 매장 앞으로 부를 수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초부터 배달 전문 스타트업인 ‘포스트메이츠’와 손잡고 시애틀과 뉴욕에서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앱을 통해 주문하면 배달비 5.99달러가 추가된다.
스타벅스가 지난해 9월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출신의 제리 마틴 플리킨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한 것도 모바일 혁신 강화의 일환이다. 스타벅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케빈 존슨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쥬피터네트웍스등 IT 업체 출신이다. 슐츠 회장은 “어떤 소매점에서도 해보지 못한 디지털 혁신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슐츠 회장은 “고객의 쇼핑 습관이 빠르게 바뀌면서 전통 산업인 소매업의 디지털 혁신이 다른 어느 산업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해왔다.
올 4분기(7~9월) 스타벅스는 기업공개(IPO)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8억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태 지역 판매액 증가가 이를 견인했다. 스타벅스는 아직까지 커피 불모지나 다름없는 중국에서 5년간 해마다 500개의 매장을 새로 내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해외 첫 로스터리&테이스팅 룸 매장을 상하이(上海)에 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슐츠 회장은 “일부는 중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보지만 나는 중국이 우리의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며 “상하이 테이스팅 룸 개장은 스타벅스의 해외 매장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엔 뉴욕과 일본 도쿄에도 로스터리&테이스팅 룸이 문을 여는등 미래형 매장을 향후 5년 이내에 세계 곳곳에 1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스타벅스 측은 “슐츠 회장이 리저브 로스터리 & 테이스팅 룸 같은 고급형 매장을 통한 ‘소매 혁신(retail innovation)’에 집중하기 위해 내년 4월 CEO에서 물러나 회장 타이틀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미국)=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