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은 “키신저는 미·중 관계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적극 공헌했다”며 “양국은 제로섬 사고를 버리고, 충돌하지 않고 대항하지 않으며 상호존중과 협력 공영하는 신형대국관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고위층 각 영역의 밀접한 왕래를 계속해 경제·무역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 중요한 국제·지역 문제에서도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미·중 신형 대국관계 기대”
키신저 “난 중국의 오랜 친구” 화답
왕치산이 쿠션 건네는 사진도 화제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인민외교학회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한 키신저 전 장관이 전날에는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회담했다”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이 시진핑·왕치산과 회동했을 뿐 서열 2위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만나지 않은 점도 주목된다. 내년 19차 당대회에서 7상8하(67세 승진, 68세 퇴진) 관례를 깨고 왕치산 유임설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매우 결단력 있는 대통령”이라고 호평했다. 또 미국 시사월간지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계를 ‘B+’로 평가했다. 키신저는 “B+는 현재 미·중 관계로 장기적 영향을 고려하면 낮은 점수”라며 “(오바마는) 미·중 간 장기적인 관계에 현저한 공헌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정상 채널을 제외하고 미·중 간 가장 핵심적인 소통 채널로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로 불린다. 1949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601명의 해외 ‘라오펑유’를 두고 있다. 일본이 111명으로 가장 많고 미국이 55명으로 2위, 영국·프랑스 순이다. 한국 라오펑유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우중 전 대우회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박근혜 대통령 모두 4명이다. 중국은 2003년부터 라오펑유 호칭 사용을 크게 줄였다. 인민일보는 이번 키신저 방중에도 라오펑유 호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