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검찰 지휘부의 반대에도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체포 영장을 집행하면서 당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국정 감사장에서 정면 충돌하는 이른바 ‘항명 파동’을 일으켰고 이후 대구고검·대전고검 등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한 검찰 간부는 “윤 검사의 발령 과정에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입김’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껄끄러울 수도 있는 둘의 입장이 3년 만에 바뀌어 윤 검사가 우 전 수석을 수사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대선 개입 의혹’수사팀장 맡아
검찰 지휘부와 충돌, 좌천성 발령도
박 특검 “보복 수사할 사람은 아니다”
윤 검사 “수사는 나오는 대로 하는 것”
그러면서 “특검 준비 기간 ‘20일’을 다 채우는 것은 국민께 죄송한 일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장(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나 인수인계를 논의하고 수사 방향도 잡아야 한다”며 ‘속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박 특검은 또 “윤 검사가 자신을 좌천시킨 현 정권에 복수 수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있다”는 기자들의 말에 “영화에 나오는 얘기다. 복수 수사를 할 사람이면 뽑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이 2006년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서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과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지휘할 때 윤 검사는 중수부 소속 검사로 함께 일했다.
윤 검사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제 박 특검이 임명 발표가 나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다”며 “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런 일은 진저리가 났다. ‘밖에서 도와 드릴 일 있으면 도와 드릴 테니 다른 사람을 쓰시라’고 했는데 ‘잔말 말고 오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 박 특검과는 인연이 깊나.
- “(1996년) 내가 강릉지청 검사로 있을 때 모시던 상관과 잘 알아 그때부터 친하게 됐다. 20년이 넘은 인연이다.”
- 특검 수사는 어떻게 할 건가.
- “수사는 나오는 대로 하는 거다 .”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압력 행사 등은 없었나.
- “과거 대검 중수부에 있을 때(우 전 수석이 수사기획관, 윤 검사가 중수2과장) 잘 지냈다. 표현을 잘 못해서 그렇지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 우 전 수석의 처가와 박근혜 대통령 측이 연결됐다는 말도 있다.
- “ 해봐야 안다. 나오면 수사하는 거다.”
한편 박 특검은 이날 수사 대상인 박 대통령 대신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글=현일훈·김나한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