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민심을 의식해서인지 박 대통령은 이날 차량을 타고 시장에 도착한 뒤 상인들과 손을 잡는 등의 직접적 접촉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청와대 외부 일정에 참석한 것은 지난 10월27일 부산에서 열린 제4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후 35일 만이다.
이날 서문시장 박 대통령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대통령이 시장을 둘러만보고)그냥 바로 가버렸다. 이후에 어디 갔느냐"며 웅성거렸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시민이 "(대통령이 탄핵 논란 와중에)염치없이 여기에 왜 오느냐. 왜 길만 복잡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시민 2명의 말싸움은 10여명의 집단 입씨름으로 번졌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대통령이)왜 왔느냐"고 동조했다. 박 대통령에 우호적인 사람들은 "북한 김정은에게 가려고 그런 말을 하느냐. 어디 대통령에게 그런 말을 하느냐"고 맞섰다. 박 대통령의 예고 없는 방문을 계기로 시민들 사이에 갑론을박과 분란이 생긴 것이다.
이날 박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해 경찰 등이 서문시장을 통제하면서 시장 일대에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구=김윤호·최우석·김정석 기자 ku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