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기문 귀국하면 DJ·YS·노무현 묘역 찾고 부인 예방”

중앙일보

입력 2016.12.01 02:30

수정 2016.12.01 18:18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내년 1월 귀국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측근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내년 여름 이전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김원수(左), 김숙(右)

반 총장의 최측근인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은 지난달 15~20일 한국에 머물며 국내 정치권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김 차장은 외교부가 주최하는 제15차 한·유엔 군축·비확산회의(17~18일) 참석을 위해 제주를 찾았다. 이 기간 전후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 등 여야의 정치권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고 한다.

김 차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에서 정진석 원내대표를 만나 “반 총장은 귀국하면 김대중·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예방해 지난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업무에 대해 말씀드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또 “국립묘지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도 참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대선에 뜻이 있다면 이제 반기문 대세론은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 총장이 귀국해 최종적으로 대선에 뛰어들지는 잘 모르나 일자리·양극화·고령화·개헌 문제에 대한 답을 가지고 와야 한다” 고 충고했다. 반 총장과 같은 충청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정계 입문 전 일간지 워싱턴 특파원 시절부터 반 총장과 가깝게 지내왔다.

반 총장 최측근 김원수 유엔 차장
6일간 방한 여야 정치인 두루 접촉
국내 측근 김숙, 대선 준비차 출국설

반 총장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인 김숙 전 유엔대사는 이날 캐나다에 머물고 있었다. 당초 정치권에선 김 전 대사가 반 총장의 귀국과 대선 준비를 위해 미국에 갔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미국 출장 중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캐나다 출장 중”이라고 문자메시지로 답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김 전 대사가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면 당연히 미국으로도 들어가지 않겠느냐”며 “분명히 반 총장이 한국에 들어오기 전 대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위해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김종인·반기문 개헌으로 연결?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이날 ‘초당파 안보·민생회의’가 주최하는 개헌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모임은 반 총장에게 우호적인 오장섭 전 충청향우회 총재와 이건개 변호사 등이 참여해 개헌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었다. 김 전 대표는 스스로 ‘비(非)패권지대’로 이름 붙인 제3지대에 개헌파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헌을 매개로 김 전 대표가 반 총장과 손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이) 정치를 시작도 안 했는데 무슨 연대를 하느냐”고 일단 선을 그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