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팬텀싱어’ 심사위원 김문정
그에게 요즘 ‘독설가’라는 새로운 별칭이 생겼다. JTBC의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면서다. 매주 금요일 오후 9시40분에 방영되는 ‘팬텀싱어’는 오디션을 통해 남성 4중창 그룹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다. 김씨가 마이크를 잡으면 촬영장에는 순간 긴장감이 감돈다. 그는 “이 곡은 참가자가 부른 것보다 오만 배는 더 좋은 노래다” 등 날선 심사평을 쏟아낸다. 이렇게 방송 중에 독설을 쏟아내다 보면 그의 이름 석자는 어느새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곤 한다.
뮤지컬 ‘맘마미아’‘명성황후’등
오케스트라 지휘, 배우 선발 등 맡아
방송에서 그가 한 참가자의 노래 실력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선보인 지휘도 화제가 됐다. “예정에 없던 즉흥적인 상황이었어요. 음악성과 감성, 하모니가 저의 심사기준이죠.”
그는 26일 개막한 뮤지컬 ‘팬텀’의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이곳이 저의 무대랍니다.” 그는 무대와 객석 사이에 한 명 남짓 들어갈 좁은 공간을 소개했다. 그는 이곳에서 지휘를 하는 등 공연을 진두지휘한다. 그의 밑에는 클래식 연주자들이 모여 있는 ‘오케스트라 피트’가 있다. “막이 오르면 오케스트라와 배우, 제작진이 모니터로 저만 봐요. 적외선 카메라가 계속 저를 촬영하거든요.”
김씨는 지금까지 맡은 뮤지컬들에서 국악·가요·재즈·플라멩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그는 “음악이란 큰 틀 안에서 계속 변화해 온 점이 자산이 됐다”고 했다. “5살 때부터 집에 있는 피아노가 장난감이었어요.” 중·고교 시절엔 교내 합창단장을 했고, 남학생들과 밴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졸업 이후엔 노래방 음악 몇 천 곡의 반주를 녹음했다고 한다.
그는 1992년 뮤지컬 ‘코러스라인’의 건반 반주자로 뮤지컬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2001년 뮤지컬 ‘둘리’를 통해 뮤지컬 음악감독으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머리가 백발이 되어서도 지휘하는 할머니 음악감독이 남은 꿈”이라고 했다.
글=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