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선린동 인천화교협회 회의청 앞마당에서 발견된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에는 ‘華商 怡泰地界’(화상 이태지계)라는 한자가 음각돼 있다. 한자는 붉은색으로 칠해졌다. 표지석 크기는 가로 20여 ㎝, 세로 30여 ㎝다. 1888년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스튜어드 호텔은 내국인들에게 ‘怡泰樓’(이태루)로 불렸다고 한다. 인천시는 스튜어드 호텔의 건설 시점을 감안해 표지석 역시 100여 년 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길목에 있었던 스튜어드 호텔의 표지석이 언제부터 인천화교협회 앞마당에 보관 중이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인천시는 스튜어드 호텔을 운영하던 중국인 양기당(梁綺堂)이 인천화교협회 2대 회장(1919~1928)을 지냈던 인연으로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태(怡泰)는 그동안 사람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상호명이라는 게 인천시의 주장이다. 인천화교협회 소장 자료인 ‘조선인천중화상무총회(朝鮮仁川中華商務總會·1913)’를 보면 ‘양기당은 중국 광동성 출신으로 이태잔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일본인이 쓴 ‘조선안내’(1891)에는 호텔 객실 수가 3개로 나와 있지만 ‘인천부사’(1933)에는 객실 수를 8개로 파악했다.
스튜어드 호텔은 경인철도 개통 등 교통 발달로 숙박객이 줄어들면서 폐점했다. 폐점시기는 미상이다. 현재는 중국요리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이 역사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있어 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