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여사 숭모제 예정대로…옥천 일부 시민단체 반발

중앙일보

입력 2016.11.27 09:48

수정 2016.11.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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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율을 기록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충복 옥천읍 교통리에 위치한 육영수 여사 생가 분위기도 썰렁하다. 휴일 기준 2000여명에서 1000여명, 평일 1000여명에서 600~700여명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이 생가는 2011년 옥천군에서 37억5000만원을 들여 복원했다. 프리랜서 김성태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1925∼1974) 여사 탄생 91주년을 기리는 숭모제가 오는 29일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 예정대로 열린다. 다만 규모는 축소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육 여사의 탄생 축사를 여는 게 적절한지 고민해 온 주최측은 최소 규모로 행사를 열기로 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29일 오전 11시 충복 옥천관성회관에서 예정대로 숭모제를 열되 문화공연, 외빈 초청 등은 모두 하지 않는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숭모제는 탄신제례에 이어 육 여사 약력 소개, 생전 활동 영상 시청, 헌화 순으로 조촐하게 진행되며 종친과 순수한 추모객만 참석할 예정이다. 과거 1시간 30분 정도에서 30분 정도로 행사시간도 단축됐다.


이 행사에는 해마다 정수회(박정희·육영수를 기리는 모임)·민족중흥회(박정희 기념사업 단체)·박해모(박근혜를 사랑하는 해병 모임) 등 친박(친 박근혜)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왔고 올해도 일부가 봉사활동 차 행사장을 찾는다.

일부 시민단체 등은 숭모제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를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져 지지자측과 충돌도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오대성 상임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혈세를 들여 모친 탄신제를 여는 게 말이 되느냐"며 "행사장에서 대통령 퇴진과 숭모제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옥천군이 7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1925년 옥천에서 태어난 육 여사는 옥천 공립 여자전수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1950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했고, 박 대통령 등 1남2녀를 낳았다.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이 열린 국립중앙극장 단상에서 문세광에게 저격당해 서거했다.

육씨 종친회와 옥천의 사회단체는 해마다 육 여사가 서거한 8월 15일과 생일인 11월 29일 추모제와 숭모제를 열어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