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의 말을 정리해보면, AI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이렇습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방향성을 제시하며 협력하는 것. 또 AI로 인해 변화하는 사회의 속도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AI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보다 친숙하게 받아들여 잘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하겠죠.
인공지능과 창의력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AI와 휴머니티’전 인공지능과 창의력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AI와 휴머니티
장소 서울 종로구 서린동 아트센터 나비
기간 2017년 1월 20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 (주말·공휴일 휴무)
요금 무료
문의 02-2121-1031
기간 2017년 1월 20일까지 오전 11시~오후 6시 (주말·공휴일 휴무)
요금 무료
문의 02-2121-1031
글=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AI는 사람이 가르친 대로 발전…함께 성장해야
―(현송) AI의 뜻을 학생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설명해 주세요.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의 약자예요. 쉽게 말하면 사람의 머리를 기계에 옮겨 놓은 것이라 할 수 있어요.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넣고 인간의 지능으로만 가능했던 사고·학습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실현한 것이죠. 이렇게 학습한 내용들을 추론하고 인지해 결과를 도출해내는 시스템을 인공지능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채영) 전시 제목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요.
“여러분도 전시를 봤으니 알겠지만, 어떤 작품은 기계가 사람처럼 반응해서 똑똑하다고 느껴지고, 어떤 작품은 아직 사람이 낫다고 생각되죠. 흔히 AI 시대가 오면 일자리가 없어지며 불안해질 것이라고 느껴요. 하지만 AI와 사람의 관계를 현 시점에서 분석해봤을 때, 아직까지 인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 숱한 연구 결과예요. 이런 점을 소개하려고 했죠.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가 질문이라면 대답은 ‘필요하다’예요. ‘AI와 휴머니티’는 인공지능과 사람의 관계를 작품으로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다 붙이게 됐죠.”
―(현송) AI는 예술 분야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소설을 쓰거나, 그림 그리는 AI 사례들이 있어요. 책을 학습한 다음 그 내용에 대해 말하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작곡하는 AI도 있죠. 스스로 무언가를 하는 AI 사례예요. 반면 이번 전시는 AI와 사람이 합동해 결과를 보여주는 작업이 많아요. 로봇팔과 사람이 하키 게임을 하거나 AI와 사람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식이죠.”
―(채영) AI가 만든 창작물이 인간의 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보시나요.
“양민하 작가의 ‘해체된 사유와 나열된 언어’라는 작품이 있어요. 채영 학생과 비슷한 질문 즉, 예술 행위는 꼭 사람이 해야만 가치가 있는지를 묻는 것에서 시작된 작품이에요. 여러 과학자·철학자의 언어를 학습시킨 AI가 스스로 사유의 언어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보여주죠. AI가 책을 20만 권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2~20초 정도라고 해요. 학습은 빠르지만 이후 사람처럼 글을 쓴다든가, 지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아직 완전하지 않아요. 물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AI가 내놓는 결과물이 좋아질 순 있겠죠. AI와 사람의 관계를 새롭게 규정하고, 창작물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계속 필요하다고 봐요.”
―(아린) 요즘 학계에서는 “인간이 기술의 주인인가? 기술이 인간의 주인인가?‘라는 질문이 많이 거론된다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은 이번 전시를 설명하며 AI를 사람의 아기로 비유했어요. 아주 똑똑하지만 아직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걷거나 행동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아기라고요. 이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이 인간의 역할인 거죠. 실제로 지금의 인공지능은 사람이 가르쳐 준 대로 학습하고 발전해나가는 방식이에요. 누가 누구의 주인인 것을 넘어서, 서로 공생의 관계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아린) AI 시대에 인간의 본질은 AI 시대가 아닐 때와 어떻게 달라진다고 생각하시나요.
“인간보다 똑똑한 무언가가 나타난다고 해서, 인간의 본질이 달라지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물론 위기감은 느낄 수 있겠죠. 하지만 인간의 기술이나 인간만이 가진 가치를 통해 AI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어요. 때문에 AI 시대에 인간의 본질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아린) AI와 경쟁이 아닌 조화를 이루며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I를 경쟁자 또는 일자리를 뺏는 존재라고 생각하기보다 인간과 함께 고민하며 성장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채영)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전시 작품을 추천한다면요.
“인간의 감정과 관계된 ‘브레인 팩토리’를 추천하고 싶어요. 현대는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믿는 시대죠. 인공지능이라는 첨단 기술 앞에서, 사람의 감정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묻는 작품예요. ‘동물 분류기’라는 작품도 있어요. AI가 어떤 임무를 멋지게 완수했다 해도, AI를 가르친 것은 결국 사람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려주죠. 그리고 사실은 그 사람마저도 완벽할 수 없는 존재이고요.”
정리=이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