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곳곳에 빈자리 청와대·내각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에서 “두 사람은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이라며 “수리 여부는 대통령 판단 사안이니까 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다 오후 6시30분쯤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오늘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의 사표수리 여부에 대한 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임종룡, 유일호와 어정쩡한 동거
청와대 정책수석 등도 충원 못 해
현재 내각과 청와대는 어수선한 상태다. ‘사고 내각’에 ‘사고 청와대’인 상황이다. 지난 2일 박 대통령은 정국 수습을 위해 김병준 총리 후보자와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지명을 발표했지만 야당의 반발로 인사청문회 진행이 안 되면서 두 사람은 22일째 공중에 떠 있다. 김 후보자와는 달리 임 후보자에 대해선 국민의당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는 지금 탄핵안 발의가 최우선 과제여서 인사청문회 일정은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유일호 현 경제부총리와 임 후보자의 어정쩡한 동거가 22일째 이어지는 중에 법무부 장관까지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도 곳곳이 공석이다. 수석비서관 중 서열 1위인 정책조정수석 자리가 안종범 전 수석의 퇴임 이후 충원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대통령 측근 3인방 중 정호성·안봉근 전 비서관이 맡았던 부속비서관·국정홍보비서관 자리도 비어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김 장관과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은) 박근혜 정권 붕괴의 신호탄”이라며 “더이상 이 정권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김 장관은 검찰이 법무장관을 완전히 따돌리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한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사표를 낸 것으로 봐야 하고 최 수석도 비슷한 사유”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특검 후보 추천의뢰서 재가
글=김정하 기자 wormhol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