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난 1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자리에서도 타이어가 이슈가 됐다. 미쉐린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 데 대한 언론의 질문이 쏟아졌다. 현대차는 과거 신차에 국산 타이어를 적용하며 “국산 타이어 품질이 충분히 뛰어나다”고 홍보했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선 “친환경차는 타이어가 중요하다. 국산 타이어 수준도 높지만 이미 성능·연비가 검증된 미쉐린 타이어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신형 그랜저에 미쉐린 제품 장착
한국타이어, 고급차서 밀려 큰 타격
자동차 업계에선 두 회사가 갈라선 배경으로 2014년 발생한 ‘제네시스 소음 논란’을 꼽는다. 2013년 출시한 제네시스(DH)에서 진동·소음이 많다는 불만이 나오자 현대차가 원인 분석에 나섰다. 조사 결과 제네시스에 장착한 한국타이어가 한 쪽만 마모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타이어가 한 쪽만 마모되면 차의 균형이 맞지 않아 진동·소음을 유발한다.
현대차 브랜드 최고급 모델인 제네시스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자 현대차는 지난해 3월 해당 차량 타이어를 전격 교체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까지 팔린 4만3000대 타이어를 모두 교체하면 교체에 들인 비용은 7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후로 현대차는 제네시스에 컨티넨탈 타이어를 기본 탑재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인 타이어를 전부 교체한 건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만큼 현대차가 상황을 심각하게 봤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타이어는 2014년 자동차 공조장치 제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현대차 주요 협력사다. 한국타이어가 사모펀드와 합작해 인수를 시도했다. 그러자 현대차가 반발했다. 단기 실적을 중요시하는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납품 단가가 오르는데다 연구개발 투자가 줄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인식에서였다.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인수를 강행했다.
한국타이어는 수입차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쪽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수년 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포르쉐 ‘마칸’, BMW ‘7시리즈’ 등에 신차 타이어를 공급했다.
인천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 시승차에 타이어를 독점 공급하고 트랙마다 한국타이어 광고 간판을 설치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여전히 주요 고객사다.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