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 전 차관과 만났던 당시 정황은?
- “정황에 대해 말씀 드리기는 좀 힘든 부분 있으니까 제 입으로 얘기하기는 그렇다. 당시 긴장이 많이 돼 있었다. 아무래도 올림픽 앞둔 상태에서 제가 안 좋은 일도 있었고. 저는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컸다. 올림픽에 출전할 수만 있으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컸다. 그 외적인 부분은 어떻게 되든지 제가 선수로서는 어떻게든 출전하고 싶다는 생각 제일 많이 했던 것 같다. 어떤 선수라도 올림픽 대회 뛰고 싶다는 생각은 똑같을 것 같다.”
- 김 전 차관 얘기 듣고 충격이나 아픔은?
- “수만 가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긴장도 많이 됐고 제가 뭔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분이기엔 너무 높은 분이니까. 많은 말씀들 하실 때 무섭기도 했고 선수로서 앞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무게나 책임, 그런 거에 대해서 좀 아무래도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 그런데 그런 것보다 제가 선수로서 출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생각 외에는 사실 많이 안 했던 것 같다. 워낙 그때 긴장이 많이 돼서 계속 듣고만 있었다.”
- 당시 만남이 리우올림픽 경기력에 영향 미쳤나?
- “선수로서는 사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정말 동네 시합이 아니고 전 세계를 대표해서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선수가 레이스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만 하는데 저는 선수로서 안 좋은 일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수영 외에 생각할 것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다.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정신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는 생각을 뒤늦게 하는데 리우올림픽 때 레이스에 대한 부분은 그런 부분으로 인해서 제가 못했다는 핑계를 대거나 변명은 하고 싶지 않다. 제가 레이스를 못한 건 못한 거니까. 레이스 잘 못한 부분에 대해서 제가 그때 인터뷰할 때도 ‘많은 국민 여러분이 제 레이스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까지 응원해주셨는데 멋진 모습, 멋진 레이스를 못 보여 드린 것은 아쉽고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 마음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 그런 부분 때문에 제가 레이스를 못했다기 보다 준비했던 것 잘하고 했어야 하는데 이번과 같은 자신감 있는 레이스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더 아쉬운 것 같다. 사실 이번 경기를 생각하면.”
- 리우올림픽 성적이 안 좋았다. 어땠나?
- “리우올림픽 레이스, 저도 많이 답답했다. 그때 사실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고 뭔가 계속 답답한 레이스를 했다. ‘진짜 내가 안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 전국체전도 그렇고, 이 대회도 마무리 잘해서 좋은 기록 계속 나오니까 자신감 생기고 좀 더 열심히 해서 좀 더 발전하는 선수가 돼야겠다는 생각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 대학교수직 언급이나 광고 스폰서 얘기 듣고 흔들리지 않았나?
- “그런 흔들림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올림픽 안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리 있기 전부터 선발전에 대한 목표도 굉장히 컸다. 그 이후에 계속 저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있었다. 좀 더 연습을 잘하고 좀 더 집중하면 선발전보다 더 좋은 기록 나오지 않을까 혹은 올림픽 무대에 나갈 수 있게 되면 메달은 모르겠지만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기 때문에 기업 후원이나 대학교수 자리 얘기 나왔을 때는 사실 귀에 들어온다기보다는 올림픽을 정말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나갈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했다.”
- 김종 전 차관과 주로 어떤 얘기를 나눴나?
- “그걸 제가 말씀 드리고 싶어도 그때 자세한 어떤 말들이 오고 갔는지는 너무 긴장한 상태였고 정확히 다 기억을 못한다. 사실 이런 부분(김 전 차관 압력)이 더 전개가 되고 오픈이 돼서 뭔가 어떻게 되고 이런 게 저로서는 좀 부담이 많이 된다. 아무래도 선수로서의 모습들을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해해주면 좋겠다.”
-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 마친 소감은?
- “이번 경기 잘 마무리하게 돼서 정말 기분 좋다. 아직 카메라 앞에, 기자들 앞에 서는 것이 부담감 있었는데 오랜만에 시상식에서 애국가도 울리고 금메달도 따게 돼서 정말 좋다. 기록 또한 제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레이스 하는 것 자체가 조금 어려웠는데 예전에는. 시합 자체 나가는 것이 힘들었고 스케줄 상으로도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니었는데, 훈련 겸 출전하게 됐다. 훈련 일환으로 레이스를 하게 됐는데 기록 잘 나와서 기분 좋다. 오랜만에 애국가 울리게 돼서 기분이 되게 좋다.”
- 오랜만에 좋은 성적 냈다. 애국가 다시 들었을 때 소감은?
- “우선 200m 경기 끝나고 금메달을 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터치패드 기록이 눈에 들어 왔다.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들은 게 굉장히 오래된 것 같다. 사실 긴장이 좀 많이 됐던 것 같다. 긴장이 안됐으면 애국가를 따라 부른다든지 했을 텐데 정신이 없었고 얼떨떨했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났고 선수로서의 자부심도 더 많이 생겼다.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끝까지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예전에 인터뷰 많이 했는데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게 제일 기분 좋고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다. 앞으로 15일, 20일 후에 또 경기가 있는데 열심히 준비해서 세계에서 또 애국가를 울릴 수 있게 준비를 잘 해서 열심히 하겠다.”
- 현재 몸 상태는?
- ”이번 경기 몸이 좀 힘들었다. 잘 먹고 (다음 대회까지) 남은 기간 훈련도 훈련이지만 먹는 거 보충하고 컨디션 조절 잘하겠다. 세계 대회에서 기록도 기록이지만 애국가를 울리는 것이 큰 목표다.”
- 단기 목표, 장기 목표는?
- “단기적인 목표는 앞으로 15일, 20일 후에 세계 선수권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내년에 세계 선수권대회 있으니까 예정된 시합 잘 마무리하고 연말 쉬면서 내년 세계 선수권을 준비할지 안 할지 생각도 하고. 내년 세계 선수권대회가 장기적인 목표다”
-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은?
- “이번에 시합 끝나고 일본 쪽에서도 인터뷰했는데 ‘도쿄올림픽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많이 얘기했는데 나가고 싶은 생각은 있다. 아무래도 도쿄는 먼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근데 아무래도 기간이 4년 남았다. 짧은 시간 아니고 어떻게 보면 긴 시간도 아니기 때문에 제가 얼마만큼 준비를 잘하고 얼마만큼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이나 상황이 잘 갖춰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리우올림픽 때도 그렇고 지금도 힘들게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세게 선수권 잘 끝나고 나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 있다. 준비 잘 할 수 있는 상황 되면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많은 국민 여러분 응원해주셨고 지금도 많이 응원해주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힘들고 좌절했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나왔나?
- “아무래도 가족이다. 가족이 옆에서 이 일에 대해서, 선수생활, 이런 것 보다 제가 다시 밥이라도 먹을 수 있게, 암흑 속에서 빛을 보여줄 수 있게 해준 게 가족이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