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가정 집 고쳐주는 건축학과 교수

중앙일보

입력 2016.11.21 01:01

수정 2016.11.21 01:19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대전대 건축학과 가참희(36·사진) 교수는 2014년부터 3년째 소외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봉사를 해오고 있다. 그는 대전대 산학협력단의 가족기업인 미래건축전략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다. 매년 대전 동구청의 소개로 한 가구씩을 정해 도배를 하고 장판을 교체하고 옷장·책장 등 가구도 마련해준다.

최근엔 제자들과 동구 홍도동의 원룸을 찾아가 도배·장판 작업을 하고 낡은 블라인드와 스위치를 바꿔줬다. 20대 후반의 엄마와 아들·딸 등 세 식구가 살고 있는 가정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 때문에 오랫동안 집수리를 하지 못했다. 가 교수는 시공을 앞두고 원룸을 방문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족 구성원이 어떤지를 살폈다. 부모는 물론 자녀 나이를 고려해 벽지와 장판을 정하기 위해서였다. 이 작업에만 이틀이 걸렸다고 한다. 개인 돈 200만원을 들여 각종 자재를 구입한 가 교수는 도배와 장판 작업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나머지는 직접 시공했다.

가참희 교수(오른쪽)가 대전 홍도동의 원룸에서 집수리 전에 주방 구조를 살피고 있다. [사진 대전대]

그는 매년 봉사활동을 다섯 살 난 딸 아이의 생일인 10월 8일에 맞춰 진행한다. 딸 또래의 주변 소외계층을 돕자는 의미다. 그가 봉사에 나선 계기는 은사인 대전대 건축학과 전영훈 교수의 영향이 컸다. “건축을 통해 건강한 도시와 건강한 가족을 만들 수 있다”는 전 교수의 교육철학에서 ‘재능기부를 통한 소외계층 봉사활동’이란 답을 찾았다고 한다.

3년째 딸 생일 때마다 자원 봉사

가 교수는 “주거환경이 나빠 건강을 위협받는 소외계층 아이들이 행복한 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했다. 딸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함께 봉사활동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