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부터 매년 10월 말이 되면 까마귀 수만 마리가 태화강 삼호대숲을 찾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7일 떼까마귀와 갈까마귀 3만 여 마리가 삼호대숲 철새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남구 철새마을 조성 주민 인식 바꿔
빨래·환기는 먹이 찾으러 간 시간에
주민 9명 모여 분변 세차 봉사활동
철새관광 게스트하우스 단지도 조성
주민들은 “처음에는 싫었지만 정이 들어 삼호대숲을 ‘까마귀 게스트하우스’라고 부른다”며 “까마귀와 함께하는 지혜를 찾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울주군 범서읍 주민들은 먹이를 찾기 어려운 겨울철에 까마귀에게 볍씨를 챙겨주기도 한다.
주민들의 인식이 바뀐 데는 지자체의 노력이 한 몫 했다. 울산시 남구는 지난 3월 52억원을 투입해 와와공원 주변을 철새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새전망대와 철새학교 등을 짓고, 주민을 위해 삼호동 주택 500여 가구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준다. 까마귀를 보러오는 관광객을 위해 게스트 하우스단지도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시는 내년 2월 까마귀떼 군무를 주제로 태화강에서 세계 조류 전문가 200여 명이 참가하는 ‘아시아 버드페어’를 개최할 계획이다.
글, 사진=최은경 기자 chin1ch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