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모기지뉴스데일리닷컴 데이터에 따르면 가장 많이 거래하는 고정금리(30년물) 모기지 평균 계약금리는 한때 4% 선을 돌파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선 이후 약 0.4%포인트 올랐다.
트럼플레이션 우려 커져
글로벌 국채 시장도 요동
“미 주택시장 공포 휩싸여”
시장은 금리 고공행진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채 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 투자부적격 회사채 금리는 아직 과거 수준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제이슨 에번스 나인알파캐피털 대표는 “채권시장에서 가격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가 경제 전반과 주택시장에 각각 어떤 정책을 펼지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국내 대형 시중은행의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5년 고정 )는 15일 기준 최고 5%를 넘어섰다. 신한은행도 9일 3.17~4.47%였던 금리를 15일 3.35~4.65%까지 올렸다. 9일엔 최저 2%대(2.97~4.27%)의 금리를 제공하던 우리은행도 15일엔 3.15~4.45%로 앞자리 수를 바꿔 게시했다. 시장금리의 변화를 반영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연동된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상승세다.
앞서 은행권은 8월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슬금슬금 인상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연 2.8%로 8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권에 대출 속도 조절을 압박하자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규모를 줄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트럼프 효과까지 가세했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연말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금리가 추가로 오를 여지가 있다”며 “소득은 늘지 않는데 금리만 오르면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뜩이나 움츠린 경기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경진·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