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최순실은
#문화계_내_성폭력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이나 9월 미국 뉴욕 월가 시위 때부터는 ‘일본을 위해 기도합니다(#PrayForJapan)’ ‘월가를 점령하라(#OccupyWallstreet)’ 등 문장형 해시태그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메시지를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압축적으로 전달하면서 대형참사를 겪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달하는 방법이자, 사회적 움직임을 제안하는 구호라는 새로운 쓰임새가 생겨난 셈이다. 이후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일어난 테러 때 등장한 ‘나는 샤를리다(#JesuisCharlie)’ 등 세계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에 맞는 해시태그가 나오게 됐다.
게시물 분류·검색 쉽게 하려는 표시
SNS 만나 ‘아랍의 봄’등 사회운동화
국내선 ‘먹방’ 관련 4500만건 최다
최순실 사건 계기 한국서도 폭발력
지난해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판결을 내리자 이를 자축하기 위한 ‘사랑이 이긴다(#LoveWins)’처럼 인종·성 차별 같은 이슈를 만날 때마다 그 힘은 더욱 커져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동안 이렇다할 해시태그 운동 사례를 찾기 힘들었다. ‘#먹스타그램’ ‘#럽스타그램’ ‘#애스타그램’ 등 먹방·연애·육아 등 특정 주제 중심으로 운영되는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사용돼 왔기 때문이다. 8일 현재 인스타그램 내 ‘#먹스타그램’이 붙은 게시물은 3576만, ‘#먹방’이 붙은 게시물은 1043만 건에 달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사회적인 해시태그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그동안 자신의 일상이나 의견을 밝히는데 주로 사용하던 SNS를 단지 개인적 발언 차원을 넘어 서구사회처럼 동의나 지지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특히 믿었는데 속았다는 배신감을 기본 동력으로 하는 한국형 소비자 민주주의와 만나 폭발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SNS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 언론도 취재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종의 의제 설정 기능이 존재한다”며 대안·유사언론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온라인 상에서 일방적 폭로나 손쉬운 참여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도 생산적 논의와 해결 방안 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학자 권김현영씨는 “해시태그가 성폭력 고발 사태에서 불거져나온 문제들을 아카이빙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