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사오정] 총리 '공' 야당에 넘긴 정진석의 표정 변화

중앙일보

입력 2016.11.08 18:35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국회 도착 전 본청 앞에 잠시 나왔지만 이내 들어가 버렸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원내대표는 "이정현 대표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며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까지 하는 등 굳은 표정을 뒷받침하는 발언도 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과 회동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을 국회 본청 내부에서 맞았다. 박 대통령 도착 전 잠시 밖으로 나왔던 정 원내대표는 이내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박 대통령 영접 후에도 정 원내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의장실로 향하는 동안 밝은 표정의 박 대통령을 정 원내대표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뒤따랐다.
 

굳은 표정의 정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입구에서 박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이날 오후 정세균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3당 원내대표회동에 참가하는 정 원내대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밝은 표정으로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오전 내내 굳어있던 정 원내대표의 표정이 이날 오후 밝아졌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위해 의장실로 들어서는 장면에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의장실 입구에 나타난 정 원내대표는 우 원내대표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고 의장실로 들어갔다. 오전의 굳은 표정은 온 데 간 데 없었다. 국회에 총리 추천을 요청한 박 대통령과 정 의장 회동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장-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혼자 먼저 의장실을 나온 정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뒤로한 채 계단을 향하고 있다.

회동을 마치고 의장실을 나서는 정 원내대표의 얼굴에서 또 다시 미소가 사라졌다. 들어갈 때 보았던 웃음은 사라졌지만 오전과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진다. 김병준 총리 지명 철회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야당에 공을 넘기고 복잡한 정국의 다음 장면을 그리는 모습은 아닐까! 함께 들어갔던 우 원내대표와 떨어져 먼저 의장실을 나온 정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를 뒤로 한 채 계단을 내려갔다.

박종근·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