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고로 승객 이모(75)씨 등 4명이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8명은 중상이다. 부상자들은 대전 동구와 서구 등지의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승객은 버스회사가 제공한 차량을 이용해 귀가했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관광버스에는 운전자를 포함해 모두 49명이 타고 있었다. 정원을 초과한 3명은 출입문 입구 계단이나 다른 사람의 좌석에 끼어 앉은 채 이동했다. 경찰 조사결과 운전사 이씨와 산악회 관계자는 사고 전날인 5일 오후 전화통화로 정원 초과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부고속 하행선 회덕 분기점 인근
불법 차로변경 승용차 충돌 피하다
중심 잃고 가드레일·가로등 받아
정원 초과 3명, 출입문 계단 앉기도
부상자 21명 중 8명은 중상 입어
“안전벨트 안 맨 승객 차 밖 튕겨져”
사고 당시 버스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한다. 승객 백모(47·여)씨는 “차가 흔들린 직후 갑자기 ‘쾅’소리를 내며 넘어졌다”며 “사고 충격으로 차 유리창이 깨지고 의자가 앞뒤로 밀리자 ‘사람 살려’하는 비명이 여기저기서 나왔다”고 말했다.
승객 최모(72)씨는 “버스가 승용차를 피하려다 갑자기 갈지(之)자로 왔다 갔다 하더니 곧바로 넘어졌다”며 “대부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지만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승객들이 차량 밖으로 튕겨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발 전부터 운전기사와 산악회 총무가 안전벨트를 하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고 차 안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조사결과 사고 버스 안에서 술병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운전기사 이씨는 차 안에 있던 망치로 앞 유리창을 깨 승객들의 탈출을 도왔다고 한다. 승객 안기천(46)씨는 “버스 앞·뒤 유리창이 깨져 탈출구가 확보돼 있었다. 버스 앞은 운전기사가, 뒤 창문은 고속도로를 지나던 다른 운전자들이 도구를 이용해 깼다”고 말했다. 사고 버스 회사에 따르면 이씨는 경력 20년가량 됐으며 사고 버스는 약 50만㎞를 운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상 관광버스의 운행거리 제한은 없고 최장 11년까지 운행이 가능한데 이 버스는 올해가 출고된 지 11년째다. 경찰은 이 버스가 사고 당시 시속 90㎞로 달린 것으로 파악했다. 사고지점 제한속도는 시속 100㎞다.
대전=김방현·신진호·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