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어엔 없는 존댓말 매력에 한국어 전도사 됐죠

중앙일보

입력 2016.11.07 01:05

수정 2016.11.07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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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어에는 없는 존댓말이 한국어의 가장 큰 매력 같아요. 한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태국 방콕의 국립 씨나카린위롯대에서 한국어학을 가르치는 씨티니 탐마차이(43·사진) 교수는 한국어 전도사로 통한다. 1997년 한국 정부 초청으로 서울대에 유학 와 국어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1년 귀국했다. 이어 2003년엔 재직 중이던 씨나카린위롯대에 한국어학과를 개설했다.

태국 국립대 한국어학 교수 탐마차이
88올림픽‘손에 손잡고’첫 호기심
한국어학과 만들고 일반인 강좌도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중2였던 그는 개막식에서 흘러나오는 ‘손에 손잡고’를 영어로 따라 부르며 한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유학을 결심한 이유도 TV로 접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다. 그는 “동그라미·네모·세모처럼 보이는 문자가 어떻게 조합돼 언어가 되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으로 유학 가서 뭐하느냐”는 부정적 시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갈 땐 상황이 전혀 달라져 있었다. 방콕 시내 여기저기서 한국 노래가 흘러나왔고,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한국어학과가 있는 대학이 2003년 3개였으나 현재 11개로 늘었다. 또 2018학년도부터 태국 대학입학시험에서 한국어도 제2외국어로 선택할 수 있다.

탐마차이 교수는 5~6년 전부터 일반인 대상 한국어 강의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어 과외를 받고 싶다”는 직장인, 중·고생의 요청으로 문을 연 주말 어학당은 현재 수강자가 100명이 넘는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길 희망하는 태국인 누구나 쉽게 익힐 수 있는 교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