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下野)’를 촉구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분노문화제에서 주최측 추산 20만명의 시민이 도심을 행진했다.
박 대통령이 4일 대국민 사과를 했음에도 집회 참가 인원은 1차 집회(10월 29일)보다 크게 늘었다.
집회가 시작된 오후 4시 주최측 추산 인원은 5만명이었지만 오후 5시 30분 시점에 이미 10만명을 돌파했다. 오후 7시 30분 2부 집회가 시작될 때에는 20만명에 달했다. 경찰 추산 인원도 2만 1000명에서 4만 5000명까지 늘어났다.
시민들은 촛불과 종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며 ”박근혜 하야하라“, ”박근혜 퇴진하라“, ”못살겠다 갈아엎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특히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정권 세워내자’라는 현수막을 앞세워 도로를 행진하는 중고생 400여명은 시위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거리 행진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종로3가, 을지로3가, 지하철 충무로역, 퇴계로를 지나 서울 시청 앞으로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을 돌아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향했다.
시민들은 일정 거리를 행진하다가 일제히 멈춰 다시 대열을 정렬하는 등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행진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앞서 경찰은 집회 주최측에 도심 행진을 금지한다고 통고했지만 법원은 이를 허용한다고 결정했다.
행진을 끝난 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부 행사에서는 여성, 청소년, 노동자,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인 등 각계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역대 최대 수준인 약 2만명의 병력을 배치했고 청와대 방향 행진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버스도 투입했다.
이날 집회와 별개로 12일에는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준비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있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이 점점 더 격해지는 가운데 12일 집회의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지 주목된다.
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