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 혐의와 관련된 최씨의 범죄 사실 중 하나는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대기업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의 출연금을 받아낸 부분이다. 삼성·현대·SK 등 기업들은 지난해 10월 미르재단에 486억원을, 올해 1월 K스포츠재단에 288억원을 출연했다. 검찰은 “최씨가 안 전 수석을 내세워 재단 모금에 관여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이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최순실 구속 여부 오늘 오후 결정
검찰, 신병 확보 뒤 연설문 등 조사
검찰은 최씨가 더블루K를 통해 K스포츠재단에 두 건의 연구용역을 제안하고 약 7억원을 받아내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기미수죄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더블루K는 연구용역과 관련해 제안서조차 쓸 수 없는 능력 미달의 회사였다”며 “최씨는 연구용역비 명목으로 재단의 돈을 빼돌리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기밀문서를 따로 받아봤다는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서 유출자와 함께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처벌된다. 최씨 구속 여부는 3일 오후 3시에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안종범 “침통한 심정”=최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안종범 전 수석은 2일 소환 예정 시간보다 10분가량 이른 오후 1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그는 포토라인까지 걸어오는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취재진에게 “침통한 심정이다. 잘못한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올라갔다. “박 대통령이 지시한 것이냐” “최순실씨를 모르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검찰에서 다 말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선미·송승환·서준석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