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유선전화 서비스
그러나 최근 외면당했던 유선 전화가 지능망 기술을 입고 똑똑한 서비스로 변신하고 있다. 지능망이란 기존의 통신망에 컴퓨터를 연결해 새로운 기술을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를 뜻한다. 유선전화에 PC의 두뇌가 결합한 서비스가 개발되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통 ‘통화매니저 오피스’
전화벨 울리면 PC·스마트폰에
발신자·통화기록·요청사항 보여줘
중기·학원·소상공인들에게 인기
통화연결음·이미지 서비스
전화 걸면 매장 안내 멘트 들려줘
광고이미지·홍보사진 보여주기도
“기업·가게, 영업 도우미로 발전 중”
이용자 입장에서는 전화를 건 사람에 대해 알고 응대하기 때문에 업무 상담이나 거래처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자체 통신 장비를 갖춘 기업만 이런 관리가 가능했다. 하지만 구축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주로 대기업에서만 이런 서비스를 사용했다. 하지만 통화매니저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비싼 콜센터 장비를 갖추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1인 기업도 저렴한 비용으로 유선전화 발신자를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정덕상 한통 대표는 “사실 통화매니저가 처음 출시됐던 2005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업체의 경우 고객 관리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가입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국 8만여 개 부동산 중개업소 가운데 절반인 4만여 개에서 통화매니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1인 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영업에 필요한 기능을 꾸준히 추가할 예정”이라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지난달부터는 월 2000원이던 스마트폰 버전 서비스를 전면 무료화하고 기존 PC 서비스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일정관리·주문관리·회원관리 기능이 더해져 통화를 하면서 회원 정보를 수정하거나 주문내역을 추가하고 고객과의 약속 등을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영업시간 외에는 점포 내의 유선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를 휴대전화와 연결해줘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통 측은 한 달에 약 8000명이 이 서비스에 신규 가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통화연결음 서비스 ‘링고비즈플러스’와 통화연결 이미지 서비스 ‘비즈 브랜드팝업’도 인기다. 링고비즈플러스는 월 4400원을 내면 손님이 매장에 전화를 걸었을 때 일반 통화연결 기계음 대신 매장 안내 멘트를 재생해 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가게 홍보 뿐 아니라 영업시간과 휴무일 등 매장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바로 알릴 수 있어 소상공인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브랜드팝업은 스마트폰에서 유선전화나 인터넷 전화 등 전화를 걸었을 때 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해당 업체의 광고 이미지나 상호, 홍보 사진 등을 보여주는 통화연결 이미지 서비스다. 월 4400원을 내면 이용 가능하다.
이종욱 유엔젤 컨버전스사업팀장은 “지능망 기술 등을 업은 유선전화의 똑똑한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과 달리 기업들은 유선전화 이용이 필수적인 만큼 각종 기술로 진화하는 유선전화 서비스가 업체들의 유용한 영업 도우미로 발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