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수석과 김종 차관, 3월 더블루K 미팅에 참석”

중앙일보

입력 2016.10.28 02:39

수정 2016.11.0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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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또 청와대 개입 증언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르재단 인사 개입 의혹에 대해 “이성한 전 사무총장과 통화는 했지만 인사 관련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순실씨는 모른다”고 했다. 오른쪽은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 김상선 기자]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더블루K’ 운영에 관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더블루K는 청와대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60)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곳이다.

JTBC는 27일 “조모 더블루K 전 대표가 방송 인터뷰에서 ‘다수의 청와대 전·현직 고위 관계자가 더블루K 사업에 관여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뒷받침할 세부 일정이 적힌 조씨의 다이어리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조 모 더블루K 전 대표 JTBC 인터뷰
“스위스 업체와 MOU 체결 논의 자리서
안·김, 영어로 자신 직책과 이름 소개”
안 “허무맹랑” 김 “조씨와 덕담만 나눠”

JTBC에 따르면 조씨는 ‘최 회장’(최씨)의 지시로 지난 1월 15~16일 펜싱·배드민턴 선수단 창단 제안서를 만들었다. 이어 같은 달 22일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현 정책조정수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안 수석은 통화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이 전화를 할 테니 일을 추진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6일 뒤 조씨는 최씨의 측근인 고영태(40)씨와 함께 GKL 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GKL이 ‘갑’이지만 더블루K가 ‘갑’의 입장에서 덤벼들었으니 GKL 입장에선 압력 받았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에서 조씨는 “지난 1월 26일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에서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문체부 장애인 담당 과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미팅엔 정현식(63)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이 동석했는데 김종 차관으로부터 체육계의 현황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조씨는 “안종범 수석이 ‘서로 많이 도와주고 배우라’고 했고, 김종 차관이 스포츠계 현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또 다른 측근인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외삼촌(김상률 청와대 전 교육문화수석)도 더블루K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JTBC는 전했다. 조씨의 말을 인용, “최씨가 내게 K스포츠재단 박헌영 과장과 함께 김상률 전 수석을 만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조씨는 또 “지난 3월 8일 점심시간에 진행된 미팅에 김 전 수석을 비롯해 안종범 수석, 김종 차관, 정현식 전 사무총장, 박헌영 과장이 참석했다. 당시 모임은 스위스의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인 누슬리와 더블루K가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는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안 수석과 김 전 차관은 스위스 업체 측에 영어로 자신의 직책과 이름을 소개했다고 한다.

KT 경영연구소장(3월 11일)과 포스코 경영지원 상무(3월 15일) 등도 만났다고 조씨는 강조했다. 조씨는 KT에 부실한 제안서를 보냈음에도 일주일 후 KT 쪽에서 ‘더블루K가 어떤 회사인지 알고 싶다’며 연락이 왔다고 기억했다. 포스코의 경우에도 스포츠 선수단 제안서를 보내자 반응이 왔다는 게 조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종 차관은 “2월에 모임에 갔더니 조씨가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덕담만 나눈 수준”이라고 말했다. 안종범 수석은 “최순실의 존재를 이번 사건이 터지고 처음 알았다. 전화 통화도 단 한 번 한 적이 없다. 모두 허무맹랑한 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별취재팀 임장혁·문희철·채윤경·정아람·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