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의 심사평
그런 가운데 가편으로 다가온 김진숙의 ‘새집’을 장원으로 올린다. ‘평생을 돌아쳐도 집 한 칸 장만 못’하다가 ‘황토 흙 몇 삽’ 떠낸 ‘삶 저켠’에 비로소 ‘새집’ 한 채 짓고 ‘편안하게 누우신’ 아버지를 향한 사부곡이다. ‘경주 김공 돈규 묘’의 절묘한 마지막 시행이 외연의 담백한 묘사를 넘어 강렬한 이미지와 의표로 다가오는 깔끔하고 명징한 작품이다. 시적 현실과 정황을 차분히 그려내면서 내면의 정서를 환기시키는 필력 또한 녹록치 않은 습작의 내공을 느끼게 한다. 조용히 과녁을 향하듯 집중을 부르는 작품이다.
아버지 향한 사부곡
담백하면서도 강렬
박방의 ‘노을’을 차하로 선한다. ‘창틀 속’의 ‘수묵화 한 폭’으로 풍경의 하루를 마감하는 서녘해와 노을을, ‘심장’과 ‘낙관’으로 설정한 감각적 이미지가 섬뜩한 화인처럼 뜨겁고 선명하다. 깊고 풍부하게 행간을 물들이는 아우라가 단수의 묘미를 한껏 높이는 작품이다.
고운담의 ‘달 그리메’와 박훈의 ‘잎담배의 꿈’ 또한 선자들의 논의에서 장시간 거론되었음을 밝히며 부단한 정진을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 이달균·박명숙(대표집필 박명숙)
초대시조
김윤철의 시는 이름을 가리고 읽어도 금방 알 수 있다. 현학을 드러내거나 미문에 얽매이지 않는다. 이것이 진정성이다. 감정을 절제하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울고 싶을 땐 누군가가 뺨을 때려주어야 한다. 아무리 해도 풀리지 않는 매듭, 목 놓아 울고 싶은 세상의 모든 언더그라운드들아, 함께 울자. 울어나 보자.
이달균 시조시인
◆응모안내= 매달 20일 무렵까지 접수된 응모작을 심사해 그달 말 발표합니다. 장원·차상·차하 당선자에게 중앙시조백일장 연말장원전 응모자격을 줍니다. 우편(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100번지 중앙일보 문화부 중앙시조백일장 담당자 앞. 우편번호 100-814) 또는 e메일(choi.sohyeon@joongang.co.kr)로 접수할 수 있습니다. e메일로 응모할 때도 이름·연락처를 밝혀야 합니다. 02-751-5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