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존감에 대한 높은 관심을 이렇게 분석했다. “과거에는 공부 잘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면 어느 정도 성공했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명문대를 나와도 원하는 일을 하기 힘들고, 대기업에 들어가도 미래가 불안합니다. 그만큼 성공과 행복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졌고, 누구나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란 고민을 하게 됐죠.”
『자존감 수업』 윤홍균 정신과 전문의
환자와 소통 잘해‘윤답장 선생’별명
“자전거 타듯 방법 익히면 공포 극복
당당하게 걷고 긍정적 혼잣말 좋아”
자존감 문제에 관심을 가진 건 경기 남양주의 한 정신병원에서 일하던 때다. “환자들의 입·퇴원 상황을 비교해 보니, 자존감 회복이 치료의 가장 큰 성과로 나타나더군요. 불안, 중독, 우울 증상의 중심에는 결국 자존감 문제가 자리 잡고 있었던 거죠.” 3년 전 개인병원을 열어 환자들을 만나며 나름의 처방전을 하나씩 ‘실험’하기 시작했다. 책에는 그렇게 환자들과 고민하며 찾아낸 자존감 회복 훈련법 40여 가지가 담겼다. ‘나의 장점과 단점을 자세히 적어보기’부터 ‘생각/행동/감정 구분하기’ 등이다. “유전이나 성장과정이 자존감을 결정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무너진 자존감은 ‘셀프’로도 회복할 수 있어요. 나는 잉여고, 쓰레기고, 가치가 없다고 말하던 환자들이 조금씩 자신의 괜찮은 모습을 발견하고 밝아지는 모습을 늘 확인하고 있거든요.”
그는 자존감을 ‘자전거 타기’에 비유했다. 중심을 잡고 핸들 조정법을 터득하고 나면 내리막에도, 오르막에도 큰 공포 없이 버틸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당당하게 걷기, 나를 사랑하는 표정 짓기, 긍정적인 혼잣말하기’를 생활화하라고 조언했다. “방에 틀어박혀 나는 왜 이러지 고민해도 변하는 건 없습니다. 일단 움직여야 내 진짜 콤플렉스가 보이고, 해결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글=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