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파일 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 대통령의 2014년 3월 28일 드레스덴 연설문이다. 당시 독일 순방 중 드레스덴공대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연설을 할 때 사용된 원고였다.
21차 수석비서관회의 자료(①)에‘※통과해야 할 법안들은 다음 페이지에’라고 쓰여 있다. 최씨가 받은 파일은 작성이 완료되지 않은 초안으로 보인다. 최씨의 파일 중엔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공대 연설문(②)도 있었다. 붉은 글씨로 표시된 부분이 30여 곳이며 이 중 20여 곳이 실제 연설에서 달라졌다. [자료 제공 JTBC]
그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대박론을 제안했던 박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통일대박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여기엔 “한국의 자본·기술과 북한의 자원·노동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을 의미하며, 장차 한반도 경제공동체 건설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핵을 버리는 결단을 한다면, 이에 상응해 북한에 필요한 국제금융기구 가입 및 국제 투자 유치를 우리가 나서서 적극 지원하겠다” 등의 발언이 담겼다. 연설 이후 박 대통령의 제안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식 지지를 받는 등 국내외의 반향이 컸다.
2014년 박 대통령 ‘통일대박’ 연설
박정희 고속도로 에피소드 추가되고
원래 있던 북핵 관련 문장은 빠져
이 파일들 중에는 연설문뿐만 아니라 국무회의 발언 자료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국민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서 성공적인 대회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는 제32회 국무회의(2013년 7월 23일 오전 10시) 모두발언도 그중 하나다.
JTBC는 “최씨는 회의 시작 약 2시간 전인 같은 날 오전 8시12분에 이 문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국무회의 하루 뒤 진행된 당선 후 첫 지방자치 업무보고 석상의 모두발언도 그중 하나였다. “새 정부의 첫 지방 업무보고를 강원도에서 갖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시작하는 원고였다. 최씨는 이 모두발언 원고 역시 하루 전날인 23일 오전 10시17분 받아 봤다고 JTBC는 밝혔다. 파일명은 ‘강원도 업무보고’였다.
특별취재팀 임장혁·문희철·채윤경·정아람·정진우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