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기간 고이케는 선거판을 누비며 ‘선거의 여왕’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 10일엔 후쿠오카 구루메(久留米)시를 찾아 하토야마 후보의 가두 연설에 참여했다. 후쿠오카6선거구는 자민당 측에서 하토야마와 구라우치 겐(藏內謙)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분열 양상을 보였지만 고이케의 지지 연설 이후 당 내 분위기는 하토야마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도쿄·후쿠오카 중의원 보궐선거
지지연설한 후보들이 모두 이겨
고이케는 지난 8월 2일 지사로 취임한 이래 도쿄올림픽 계획 전면 재검토, 쓰키지(築地) 어시장 이전 계획 무기한 연기 등 굵직한 어젠다로 일본인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으며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가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1.4%가 “고이케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57.6%였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민진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아베 총리에 공감하지 않는 시민들이 야당 대신 고이케로 몰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마쓰바라 진(松原仁衆) 민진당 도쿄지부 총연합회 회장은 “선거 쟁점이 아베 내각의 국정에서 고이케의 정책에 대한 찬반으로 넘어간 것이 패인”이라고 밝혔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